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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관련 정보

어린이집 적응 잘한 아이, 엄마만 힘들었던 이야기

by 따끈한 찐빵 2026. 6. 1.

등원 전날부터 긴장했던 제 마음/ 팔불출 끝판왕

아이가 어린이집에 처음 가게 된다는 연락을 받고 기쁘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거웠습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도 어린이집에 가는구나! 하고 기뻤는데.. 나랑 떨어져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이 많이 됐었습니다.
그동안 하루 종일 붙어 지내던 아이가 처음으로 저와 떨어져 낯선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사실이 쉽게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입소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레기보다는 걱정이 더 커졌습니다. 과연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밥은 잘 먹을까, 낮잠은 잘 잘까, 혹시 엄마를 찾으며 계속 울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등원 전날 밤에는 어린이집 가방을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습니다. 여벌 옷과 물티슈, 준비물을 챙겨 넣고 이름표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혹시 빠뜨린 것은 없는지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아이가 잠든 뒤 여유롭게 휴대폰을 보며 쉬었을 텐데 그날만큼은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했습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곤히 자고 있었지만 저는 쉽게 잠들 수 없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밤새 고민하느라 평소보다 더 피곤했습니다.
아이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맛있는 아침도 준비했습니다. 긴장한 것은 분명 저였는데 괜히 아이 얼굴만 계속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교실 문 앞에 섰을 때는 생각보다 더 떨렸습니다.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지만 제 심장은 쿵쾅거리고 있었습니다.
낯선 공간과 처음 보는 친구들과 선생님 때문인지 아이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선생님 품에 안겨 교실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보는데 순간 울컥했습니다. 사실 분리불안은 아이보다 저였던 것 같습니다. 저 작은 애가 내가 보고 싶어 울면 어쩌나 내가 필요하면 어쩌나 걱정하며 문이 닫힌 뒤에도 한참을 어린이집 앞에서 서성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시계를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울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결국 집에 있지도 못하고 가정어린이집은 건너편 아파트였었는데 아파트 복도를 왔다 갔다 거리다가 계속해서 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동을 빙글빙글 돌면서 불안함을 진정시키려 애썼었습니다.
우는 게 뭐라고, 울다가 죽는 아이가 어딨겠어 라고 생각했다가 오늘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아이가 앞으로 단체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어떡하지 라는 과한 걱정까지 하며 기다렸던 등원 첫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적응잘하는 우리아이가 하트를 하고 있는 모습

 

엄마는 분리불안, 적응 기간을 지나며 느낀 점

처음 며칠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힘들었냐 하면 규칙적으로 아침에 일어나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등원시간에 새로이 등원을 시작한 친구들은 모두들 어린이집 문을 붙잡고 엄마에게 가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다른아이들이 우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는 괜찮은건가 싶었는데 사실 더 긴장한건 저였습니다.
저희 아이는 첫날에 점심시간전까지만 머무르기로 했는데 어린이집 원장님이 중간에 연락이 오셔서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었습니다.
급히 전화를 받고 동 앞에 있었기에, 어린이집 문 앞까지 순식간에 달려갔는데
저희 아이가 너무 잘 놀고 적응이랄게 없어 보인 다시며 점심도 먹이고 잘 적응하면 낮잠까지 재운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그 전화를 받고 어찌나 얼떨떨하던지 보통은 한두 시간 있는 걸로 시작하는데 저희 아이는 그렇게 첫날부터 정규시간을 모두 채운 오후 4시까지 어린이집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집안일도 하고 쉬고 했음 좋은데 첫날의 저는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4시까지 밖에 서있었어요. 그정도로 팔불출이였다니 지금 다시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이후 가정어린이집에서 규모가 큰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살던 곳도 이사를 했는데
저희아이는 주변환경이 변화하는 것에 크게 예민하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터라 새로운 장난감, 새로운 장소,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까지 정말 재밌고 신나 하며 적응을 잘해주는 모습이 어찌나 고맙고 사랑스럽던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7살이 되어서 올해 3월 유치원에 새로이 입학을 했고 예전처럼 다 좋아~라고 하는 긍정 공주에서 까칠 공주가 되어버렸지만은 새로운 원에서도 적응을 잘해주고 있고 이제 유치원이 보이는 곳에 데려다 놓으면 스스로 교실도 잘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집 앞에 슈퍼 한번 혼자 보내본 적이 없는데 유치원 보이는 곳에 내려놓은 것도 유치원 앞마당에 내려놓은 거뿐..
제가 항상 유난이고 극성인데 마당에서 교실까지 찾아가는 모습으로도 뭉클한 저는 중증팔불출이라고 주변에서 말하곤 한답니다.
아이를 못 믿는 건 아닌데 혼자 해내는 모습이 왜 안쓰럽고 대견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것일까요?
저조차도 엄마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제자신도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더 어린아이가 작은 거부터 해내가는 모습이 할 수 있음을 믿고 있지만 눈으로 확인하면 충격+환희+미안함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감정들이 마구 쏟아지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인 거 같아요
이제 좀 더 크면 대부분의 것은 알아서 하고 엄마보단 친구가 좋은 나이가 오겠지요.
그럼 서운해서 어쩌나 하고 울적해지지만 아이에게는 표 내면 안 되겠죠? 구질구질하지 않은 엄마가 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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